김학래 원익로보틱스 대표가 전자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원익로보틱스가 자율주행로봇(AMR) 공급 확대를 위해 로봇 손·인공지능(AI) 카메라·디지털 트윈 기술 등을 통합한 패키지 모델을 내세운다. 기존 AMR보다 고도화된 제품으로 부가가치를 높여 제조·물류 공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김학래 원익로보틱스 대표는 최근 전자신문과 인터뷰에서 “산업 현장에서 자재를 운반하는 물류용 AMR을 선보이고 있는데, 시장 경쟁이 치열해 AMR 단일 제품으로는 차별화가 어렵다”며 “고객사가 원하는 서비스를 추가 탑재해 맞춤형으로 공급하는 게 제품 부가가치를 끌어올리고, 고객사의 물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4년 심랩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원익로보틱스는 2016년 원익그룹에 편입되면서 사명을 바꿨다. 자재 운송 자동화·무인화를 구현할 수 있는 AMR 사업을 전개, 로봇을 제조업 고객사 물류 공장에 납품하고 있다.
회사는 페이로드(무게 중량)가 300㎏·600㎏·1톤인 3개의 AMR 라인업을 구축했다. 로봇 도입을 통한 인건비 절감과 작업자 근골격계 질환 예방, 중대해재처벌법 대응 등의 목적으로 물류 공장에서 AMR 수요는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원익로보틱스는 기술력이 약진하고 있는 중국을 포함한 국내외 AMR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 '시스템 패키지'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AMR에 자재 적재를 위한 기구물이나 소프트웨어 기술 등을 결합,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회사가 강조하는 대목 중 하나는 로봇 손이다. 원익로보틱스의 5세대 로봇 손인 '알레그로 핸드 V5'는 전방위 촉각센서를 탑재, 실시간으로 파지 압력을 측정해 정밀한 제어가 가능하다. 페이스북 모기업인 미국 메타도 원익로보틱스 로봇 손 기술을 주목, 제품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김 대표는 “5세대 로봇 손은 이전 세대 대비 정밀도가 개선돼 유리컵이나 계란 등 미세한 물건을 잡을 수 있다”며 “AMR에 로봇 손을 부착하면 단순 물류 운송을 넘어 작은 물체나 깨지기 쉬운 물건도 옮길 수 있어 현장에서 궁극적인 무인화 구현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로봇 손이 결합된 원익로보틱스 자율주행로봇. (사진=원익로보틱스)
원익로보틱스는 AMR에 AI 기반 비전 카메라를 탑재, 주변 환경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또 디지털 트윈 소프트웨어 기술도 개발했다고 전했다.
디지털 트윈은 물리적 공정을 가상 환경에서 시뮬레이션해 물류 공장에서 로봇을 효과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회사는 이 기술을 활용하면 로봇 도입시 발생하는 비용과 성과 등을 사전에 분석할 수 있어 고객사의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돕는다고 부연했다.
김 대표는 “AMR에 이같이 여러 기술을 접목하면 수천만원인 로봇이 수억원에 달하는 고부가 제품이 된다”며 “원익로보틱스는 로봇 부가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고, 고객사는 물류 공장에서 기존 AMR과 차별화된 제품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물류 현장 이외에 골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용 AMR도 출시할 계획”이라며 “글로벌 로봇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코스닥 시장 상장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